운동삼아 도서관을 출입하면서 읽기 시작한 이런저런 책들 처럼
이 소설 역시 큰의미 없이 저의 손에 주어졌습니다.
다만, 유독 대여자가 많아 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특별하다면
특별 했을까....
워낙에 속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왠만한 소설 한권 읽을라치면 최소 일주일에서 열흘은 잡아야
했습니다.
하지만, 이 소설은 그동안 나의 손을 스치고 지나간 어느 소설이나 산문집과는 달랐습니다.
가슴이 아파서 책을 덮을 수
없었고, 주인공 문유정의 표현처럼
가슴이 사이다를 마신것처럼 자꾸만 싸아- 해서 책을 덮을 수가
없었습니다.
어깨를 들썩이며 쏟아내는 눈물이 너무 오랜만인지라 나의 낯설은 모습에 놀라느라 책을 덮을 수 없었고, 이슬비 처럼 말없이
젖셔오는 감성에 책을 덮을 수가 없었습니다.
늦은 오후 빌려온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하루만에 읽고 말았을 일이었습니다.
이른
아침 책을 읽기 위해 눈을 떴고 책읽기에 더디기 그지없는 아즈매가 할 일을 모두 내팽게치고 이틀만에 책을 덮었습니다.
하지만, 완독 후에도
자꾸만 내 마음을 맴도는 소설의 강한 흡입력에 끌려 소설을 선뜻 내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습니다.
여린듯 강한 색채가
느껴지는.... 강한듯 너무나도 여린.....
그 알 수 없는 끌림에 하루에도 서너번씩 이 소설을 들었다
놓았다를 반복하다 결국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기로 했습니다.
이 소설은 외로움과 상처로 얼룩진 삶의 이야기 입니다.
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여교수 문유정의 삶이 그러했고,
세 여자를 살해한 사형수 정윤수의 삶이 그러했습니다.
외로움과 삶의 잔인한 상처들로 가슴이 성한 곳 없이 멍들어버린
두사람의 만남이 그들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운명적 인연으로 변모되는 이야기 입니다.
소설을 읽는내내 손수건을 곁에 둘 수밖에
없었습니다.
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린것이 몇년만인지..... 아득한 기억 너머에 단발머리 여고생 시절의 저의 모습을
떠올렸습니다.
십대의 순수 라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책을 읽으며 울고 있는 제가 낯설기
그지없었습니다.
하지만, 이 소설은 그 낯선 광경 조차 겸허히 받아들이는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.
소설은 사형수 정윤수의 고백이 담긴 블루노트와 문유정의
일상으로 나뉘어져 긴 여정을 꾸려나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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